
오랜만에 벳푸를 다녀왔습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며 여유가 생기면 종종 일본 국내의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오곤 합니다. 그중에서도 벳푸는 제가 단연 사랑하는 곳인데요. 지금까지 해왔던 여행의 기억도 언제나 좋았고 벳푸가 가진 특색들이 제 마음에 들어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도시입니다.
따듯한 온천과 맛있는 요리, 여유 있게 흘러가는 도시의 속도. 이것들이 제가 좋아하는 벳푸의 특징입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이번이 어느덧 3번째 방문이었습니다. 도착하여 곳곳에서 모락모락 온천의 증기가 피어오르는 벳푸의 풍경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푸근해졌습니다.

아마미차야(別府甘味茶屋)라는 음식점은 이번까지 포함하여 3번의 방문 동안 빠지지 않고 방문한 곳입니다. 워낙 유명하고 인기 있는 곳이어서 가게 안은 언제나 북적북적하지만 맛과 정취는 변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다음 날에는 차를 빌려 벳푸역을 출발해 20분여를 달려 산자락 아래에 있는 시다카호수(志高湖)에 들렀습니다. 한적한 숲속의 아름다운 호수가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벳푸 중심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잠시 시내를 벗어나 한적하게 자연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잔잔한 호수를 중심으로 캠핑지가 잘 정돈되어 있었고 물 위를 여유로이 부유하는 오리와 백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잘 보시면 물속에는 잉어도 있습니다.
동물은 무엇으로 살아갈까. 또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갈까요, 따듯한 온천과 맛있는 요리, 그리고 그것들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곳이 곧 저에게는 지상 낙원이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마음에 근심 걱정이 없다는 전제하에 말입니다. 욕심이 참 많습니다.)
다시 벳푸를 찾을 날을 기약합니다.